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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내게는 수많은 실패작들이 있다 - 노라 에프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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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영화감독이자 각본가, 노라 에프런(Nora Ephron)의 글 한 조각을 들고 왔습니다.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유브 갓 메일" 등 1990년대 맥 라이언(Meg Ryan)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는 바로 그녀로부터 비롯된 작품들입니다. 에세이도 그에 못지 않게 유쾌한데요. 사실 노라 에프런은 개인사가 좀 있는데, 결혼을 세 번 했습니다.

 

"I remember nothing and other reflections" 라는 에세이 안에서도 왜 그랬었는지에 대해서 농담인 듯 진담처럼 이야기를 풀어놓는데요. 국내에는 제목을 "내게는 수많은 실패작들이 있다" 로 멋지게 번역했네요. 어느덧 노라 에프런도 할머니가 되셨더라고요 ㅠㅠ 두 챕터 정도는 진짜 재미있었고, 나머지는 가볍게 읽을만한 정도였어요.

 

그 두 챕터 중의 하나에서, 띵했던 문단을 데려왔습니다. 

 

알코올 중독자 부모는 정말 혼란스러운 존재다. 그들은 틀림없이 나의 부모님이다. 나는 그들을 사랑한다. 하지만 그들은 주정뱅이다. 나는 그들을 증오한다. 하지만 그들을 사랑한다. 하지만 그들을 증오한다. 그들에게는 어린 시절 내가 우상화했던 바로 그 모습이 깃들어 있다. 또한 괴물이라고밖에는 표현할 수 없는 모습도 있다. 시간이 지나면 그들은 항상 괴물이 된다. 내게 어마어마한 힘을 행사했던 사람들(나는 빨간 코트를 구입하기까지 40년이 걸렸다. 심지어 산 다음에도 딱 한 번밖에 안 입었다.), 그러나 더 이상 내게 어떤 영향도 끼칠 수 없게 된 사람들. p.62-63

 

노라 에프런의 부모는 꽤 유명한 작가고 감독이었고 부유했습니다. 하지만 자식을 돌보는 법은 잘 몰랐던 것 같아요. 

 

또 <실패작> 역시 매우 재치있는 글이었는데요. 사실 저도 실패작을 써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망한 작품을 떠올리면 지금도 5초 안에 울 수 있다" 라는 노라의 말에 많이 공감했습니다. 이건 특히  글 전체를 직접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아무튼 이 책을 읽으면서 노라 에프런, 참 솔직하고 센스가 넘친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저렇게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할머니로 늙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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