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도용 휴대폰 개통을 당했습니다.(확실한 예방법 알려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프리랜서 A양입니다. 

 

오늘은 제가 허위 채용 공고를 통해서 명의도용 휴대폰 개통 사건을 당하게 되어 이 과정을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 공유드릴까 합니다. 지난달에 경찰서에 고소장 접수까지 진행했는데요. 접수하면서 또다른 피해자들의 사례도 어깨 너머로 알게 되었는데 이거 일반인들이 잘 모르고 지나갈만한 부분들이라서 꼭 한 번 제대로 공유해야겠다 싶더라고요.

 

*명의도용 휴대폰 안 걸리는 확실한 예방법 알려드린다고 했는데, 아예 처음에 말씀을 드리고 시작할게요. 명의도용 피해자들을 위해 (휴대폰) 가입사실현황조회 및 가입제한서비스가 생겼는데요. 무료니까 꼭 활용해보세요. 

 

-엠세이퍼 https://www.msafer.or.kr/index.do

메인화면 | Msafer 명의도용방지서비스

 

사실 엠세이퍼 사이트에서는 로그인하려면 공인인증서가 필요하기 때문에 PC에서만 진행할 수 있는 등 로그인이 매우 복잡합니다. 따라서 가장 간편한 방법은 "카카오뱅크 어플"을 이용하는 겁니다. 

 

- 휴대폰 단말기 ‘카카오뱅크앱’ 클릭 ▷ 전체 ▷ 인증/보안 ▷ ‘명의도용방지서비스’ 클릭

 

 

위와 같은 경로로 접속하면 약관 동의, 본인인증을 거쳐서 아래와 같은 [내 명의 휴대전화] 탭 화면이 나타나게 됩니다. 내 명의로 개설된 휴대전화가 있다면 통신사와 전화번호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만일 사기를 당해 명의도용이 되었다면, 원래 이용하던 번호가 아닌 다른 번호가 확인될텐데요. 이때 통신사 명칭, 통신사 연락처, 명의도용된 휴대폰 번호를 따로 메모해두시길 바랍니다. 통신사로 전화해서 개통 해지를 신청해야 하니까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개통 제한]이라는 탭으로 이동해서 "전체 개통 제한" 설정을 걸게 되면, 국내의 모든 통신사의 신규 개통을 막을 수 있습니다. 제가 말한 확실한 예방책이란 게 바로 이겁니다. 이렇게 설정해두면 앞으로는 신분증이 도용되거나 하더라도 적어도 내 명의 휴대폰 개설은 막을 수 있게 됩니다.

 

특히 연로하신 부모님께는 자녀분들이 설정해주시는 게 안전할 것 같습니다. 주변의 친구나 연인에게도 꼭 공유해주세요. 강력한 예방책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모르는 분들이 너무 많은 무료 서비스입니다.
다만, 카카오뱅크 앱으로 진행해야 하므로 해당 뱅크에 통장이 개설되어있어야 합니다. 만일 이 점이 싫다면 위에서 말씀드린 엠세이퍼 사이트  https://www.msafer.or.kr/index.do  에서 공인인증서 등으로 가입하시길 바랍니다. 

 

 

 

관련해 보다 자세한 사항은 카카오뱅크 관련 동아일보 기사를 참고해주세요. 

 

https://www.donga.com/news/It/article/all/20230206/117761902/1

나도 모르게 개통된 휴대전화?...'카뱅 명의도용 예방 서비스' 활용

 

 

 

이건 경찰서에 방문했을 때 받은 안내문입니다. 당시에는 워낙 경황이 없어서 경찰이 빨리 진행하는 게 좋다고 체크했던 형광펜 부분만 진행했는데요. 3) 피해자 명의 휴대전화 도용 여부 확인 란에 보시면 바로 엠세이퍼 항목이 있습니다. 저는 카카오뱅크 어플에 대해선 몰랐기 때문에 저 방법으로 로그인하려다 한참 애를 먹었습니다 ㅠ 

 

만일 피싱, 보이스피싱, 스미싱을 당했다면 가장 중요한 게 휴대폰을 "비행기 모드"로 전환하는 겁니다. 일단 이렇게 해두면  원격으로 내 휴대폰을 조작해 내부의 중요한 문서나 사진에 접근할 수 없습니다. 

 

이게 얼마나 중요한지 아직 감이 안 오실 텐데, 아래와 같은 사건도 있었습니다. 사기꾼들이 원격으로 아이폰을 잠가버리는 바람에 스미싱 피해자는 발을 동동 굴러야만 했습니다.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3112013322127289

'휴대폰 찾기' 내 폰 잠근 피싱범 사기 치는데…고객센터도 "안돼요" - 머니투데이

 

제가 당한 사건은 그냥 명의도용 휴대폰 개설이었기 때문에 비행기 모드로 전환할 일은 아니었고요. 나머지 항목들은 차차 설명 드릴텐데 우선 제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알려드리고 다시 말씀드릴게요. 

 

 

뜬금없지만 영화 얘기로 시작해보죠.

 

보이스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보이스피싱 행동책에 걸려들어서 거의 전재산을 잃게 된 주인공. 설상가상 결혼을 앞둔 여자친구는, 직접 송금을 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다 교통사고를 당해 장기 입원을 하게 됩니다. 알고 보니 전직 경찰이었던 그는, 직접 보이스피싱 본거지로 쳐들어가게 됩니다. 꽤 재미있고, 통쾌합니다. 

 

제가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정확히 일주일 쯤 후에 명의도용 사건을 당하게 됐는데요.

 

영화를 보던 당시에는 너무도 당연하게 저건 저렇고, 이건 이렇네, 하면서 관망하듯이 즐겼는데 그게 막상 현실에서 벌어지고 나니 도무지 현실감이 없더군요. 보이스피싱, 명의도용 등에 대한 사전 지식이 있어도 당할 때는 나도 모르게 홀린듯이 당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흔한 알바몬 채용 공고입니다. 저는 재택 교정교열 업무를 주로 프리랜싱 하고 있기 때문에 그날도 어김없이 그런 공고를 찾고 있었는데요. 꽤나 상세한 내용이라서 신뢰감을 받았던 기억이 나네요. -> 달리 말하면, 채용공고가 성의있느냐 없느냐는 크게 중요한 부분이 아니란 겁니다. 정확히 채용 후 무슨 업무를 수행하게 되는지, 업체가 기재한 내용에 모순은 없는지가 중요합니다. 어딘가 좀 이상한데? 이 일에는 그런 능력이나 서류가 필요없는데? 싶으면 무조건 조심하세요.

 

채용공고는 항상 PDF로 따로 떠놓는 습관이 있었기 때문에 이 공고 역시 그렇게 저장해뒀습니다. 채용 공고 작성자가 글을 삭제해버리면 공고 내용이 날아가버리거든요. 그럼 증거가 없어지죠. 나중에 이 부분이 고소장 쓰는 데 큰 도움이 됐어요. 

 

제가 간과한 것 중 하나가, 직접 업체에 컨택해 이력서를 제출했기 때문에 의심을 덜했다는 겁니다. 

보통 사기꾼들은 직간접적으로 접근을 해오잖아요? 하지만 지금의 보이스피싱, 명의도용을 저지르는 범죄 집단은 그 방법이 날로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온갖 방법으로 어떻게든 "이름, 연락처, 주소, 주민등록번호, 신분증 사본"에 접근할 수 있는 구실을 만듭니다. 채용을 하게 되면, 각종 세금신고를 핑계로 자연스럽게 이런 개인정보를 취득할 수 있죠. 따라서 구직하실 때는 채용 공고가 불법인지 아닌지, 사기인지 아닌지에 대해서 진짜 주의를 기울이셔야 합니다. 

 

제 경우는 이게 사기인지 인지를 못한 상황에서 당한 거라 완벽한 피해자지만, 일부 채용 공고는 구직자들을 달콤한 말로 홀려서 범죄 행각에 가담하도록 설득합니다.

 

예를 들면 흔히 알려진 걸로는 보이스피싱 현금을 A에서 B라는 장소로 옮기는 운반책 역할을 맡도록 하는 식이죠. 이 경우 경찰에 검거되면 당신은 단순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 중 하나가 되는 겁니다. 죄질에 따라 다르겠지만 요즘은 보이스피싱 가담자는 강력히 처벌하는 추세이므로, 전과가 남거나 교도소에 수감되기도 합니다. 

 

그 외에 보이스피싱의 기가 막힌 수법들은 아래의 기사 등을 참고해주세요. 

 

합격축하 문자메시지를 통한 피싱 사기 수법 

https://news.jtbc.co.kr/article/article.aspx?news_id=NB12159200

“합격 축하드려요” 진화하는 피싱 사기…안 당하려면?

 

유명 쇼핑몰의 카카오톡 채널을 도용해서 개설한 다음, 해당 채널로 구매자 문의가 접수되면 입금을 유도하는 수법 

https://m.blog.naver.com/mini10813/223279323723?isInf=true

남양주 북부 경찰서 소액 사기 신고 진정서 제출 및 AS 수법

 

 

이쯤에서 다시 제 사건으로 돌아와보겠습니다. 

 

채용공고에 이력서로 지원한 후 2주인가 지나서 휴대폰으로 문자메시지가 날아들었습니다. 지원자가 너무 많으니, 일할 의사가 있으면 010-XXX-XXXX 번으로 카카오톡 친구를 추가해서 대화를 걸어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해당 문자를 발송한 번호와 아예 다른 새로운 번호였습니다. 

 

만약 채용 업체가 공고에 없는 새로운 전화번호를 제공하거나 카카오톡 친구추가, 다른 메신저로 대화하자고 제안하는 경우는 그냥 씹어버리시길 바랍니다. 대꾸해줄 가치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만약에 대꾸하는 경우에는 사기에 반쯤 말려들게 되기 때문입다. 일반인과 달리 사기꾼들은 어떻게든 상대를 안심시켜서 자신들이 파놓은 함정 쪽으로 인도하기 때문에, 이런 수상한 낌새가 있다면 단호하게 무시하세요. 

 

그리고 업체에서 갑자기 근로계약서에 사인 및 신분증 사본을 보내라고 했는데요. 생각해보면 이것도 너무 이상한 게, 면접조차 보지 않고 채용을 바로 진행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최소한 면접은 진행한 이후 업무 설명을 들어야 정상입니다. 그리고 신분증 사본은 어떠한 경우에도 제공하면 안됩니다.(근로계약서상 주민번호를 제공했으니 신분증 사본도 비슷할 거라 여기면 절대로 안됩니다.)

 

이 놈들은 업무에 필요하다며 회사 부담으로 통신기기를 제공할 테니 PASS 어플을 깔고 본인인증을 하라고 했습니다. 2번 인증을 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바로 이 과정은 휴대폰 개통에 동의하는 과정이었고, 저도 모르게 휴대폰이 2개 개설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진행이 되고나서 문자로 [스카이라이프 개통 완료. 개통사실이 없으면 통신사로 연락주세요] 라는 내용의 문자가 수신되었습니다. 이런 문자를 받게 되었다면 위에 안내했던 엠세이퍼, 또는 카카오뱅크앱을 통해서 정확한 개통번호와 통신사를 확인한 다음에 해당 통신사로 전화를 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명의도용이 됐으니 해당 번호를 불러주고 즉시 해지해달라 요청해야 합니다.

 

만일 이 과정을 하지 않을 경우, 한달쯤 후에 요금 폭탄을 맞게 될 수 있습니다. 해지를 안 하면 도용자는 비싼 요금제에다 이것저것 소액결제를 하거나 유료 부가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범죄를 저지르게 되고, 그에 대한 부담은 고스란히 나에게로 돌아오게 됩니다. 

 

이렇게 번호 해지를 진행했다면, 경찰서에 가서 고소를 진행하는 게 좋습니다. 나중에 범죄 연루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해두는 일이 필요하기도 하고, 다른 선의의 피해를 막기 위함이기도 합니다. 

 

제 사건은 현재도 진행중입니다. 아마 검거하기는 어렵겠지만 여러분들은 이러한 점을 잘 알아두셨다가 절대로 피해 보는 일이 없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