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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상식

[스크랩][노원아띠 6월호] 가상세계의 놀이동산을 100% 즐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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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 <원더버스의 앨리스> 리뷰

과학을 만난 예술이 우리 곁으로 왔다. 아직은 작가도, 관객도 새로운 차원의 예술이 낯설지만 "디바이스의 발전만큼 작품도 그에 맞춰 최적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추미림 작가의 말처럼, 익숙치 않은 세계에 발 맞추려 노력하는 이들은 지금 이순간 조차도 앞서나가고 있다.

글·사진 문화진흥팀


와, 이거 너무 신기해.

지난 19일 오후, 전시 <원더버스와 앨리스>의 관람이 시작되자 곳곳에선 이런 감탄사가 터져나왔다. 말 그대로 '체험형' 전시였다. 증강현실 체험전용 태블릿을 작품에 가져다 대면 비밀스레 상상의 나래를 펼치듯 새로운 요소들이 피어났다. 최근 가장 핫한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을 접목한 전시가 낯선 관객들은 이 신기한 광경을 들여다 보고 또 들여다 봤다.

노원아트갤러리에서 6월 28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에서는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기술을 예술에 녹여 구현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스토리의 바탕이 된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기술을 더해 인간, 도시, 자연이라는 우리 삶을 구성하는 세 가지 요소를 녹여냈다.

전시를 기획한 배혜정 큐레이터는 "관객 분들이 쉽게 재밌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다. 제목 '원더버스'는 메타버스와 원더랜드의 합성어기도 하지만, 1800년대에 만들어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이야기는 지금도 우리에게 많이 읽히는 이야기고, 상상의 세계를 보여주지 않나. 전시도 놀이동산으로서의 가상을 즐겨보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전시 공간에 들어서면 오른편의 추미림 작가의 작품을 가장 먼저 만난다. 추 작가는 위성의 눈을 이용해 '도시의 윗면', 즉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없는 풍경을 보여준다. 픽셀과 같은 디지털 이미지 요소로 작업을 해온 그는 600m 상공의 노원구의 특징을 작품에 구현했다. 태블릿을 갖다 대면 디지털 조형언어 요소가 살아 움직인다. 작품의 가운데에 기차 선로가 그려져 있는데, 태블릿 화면에선 그 위로 기차가 나타나 움직이는 식이다. 또 여러가지 형태의 사각형은 '아파트 박물관'이라고 볼 수 있을 만큼 다양한 연식의 아파트가 있는 노원의 모습을 표현했다. 재건축이 들어간 아파트의 모습, 여러 지붕 형태, 24평형 아파트의 구조 등 톡톡 튀는 요소들도 더했다. 노원구를 다니다보면 자주 보이는 굴뚝에서는 연기도 피어난다.

추미림 작가는 "그동안 해봤던 방식의 작업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의 도움과 조언을 많이 받았다. 그동안은 평면 설치에 영상이면 영상, 그림이면 그림이었는데, 이번 AR과의 결합 시도를 계기로 개인적으로도 확장된 느낌이다"라며 "디바이스가 점점 발전하기 때문에 작품도 그에 맞춰 유동적으로 최적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의 앞으로 목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영화감독이자 실감 콘텐츠 기획자인 진영기 작가는 동화 속 앨리스 이야기를 AR로 구현했다. 작품에 태블릿 PC를 가져다 대면 '이상한 나라 앨리스'의 삽화와 익살스러운 대사가 튀어나온다. 사운드도 재생돼 한층 고차원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책장을 넘기는 행위는 평소와 다를 바 없지만, 책에서 튀어나오는 듯한 등장인물들의 모습과 이야기를 듣다보면 '이상한 나라'의 구성원이 된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이번 전시에서 '자연'을 맡은 전영진 작가는 회화의 기본요소인 점과 면으로 네모, 동그라미를 조합해 기하학적인 구성의 풍경화를 완성해 냈다. 기하학적 구성에 독특한 질감을 더한 평면적 회화를 가상현실(VR)로 구현한 풍경 속을 걷는 체험도 할 수 있다. 가상현실 체험전용 헤드셋을 착용하면 눈 앞에 낮과 밤 두 가지 테마로 나뉜 전영진 작가의 풍경화가 펼쳐진다. 낮에는 땅에 심긴 꽃이 살랑살랑 움직이는 모양과 새소리가, 밤에는 풀벌레 소리와 밤하늘의 별이 '비현실적인 현실'이라는 말을 가능케 한다.

전영진 작가는 "이번에 처음 시도한 작품은 디지털로 그림을 그린 후 VR 감독님께서 영상으로 만들어주셨고, 디지털 드로잉을 다시 회화로 그려서 작업을 했다. 자세히 보면 질감이 다 드러난다. 멀리서 보면 기계로 그린 것처럼 디지털 느낌이 나지만, 가까이서 봤을 땐 질감이 드러나면서 회화적인 요소를 발견할 수 있도록 의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캔버스의 얇은 느낌을 3D로 구현했을 때 사람들이 풍경으로 느낄 수 있고 공간감이 생긴다. 그런데 사실은 풍경을 2차원으로 옮긴 게 회화인데, 회화를 VR로 3차원으로 옮겼을 때 그게 또 자연처럼 느낄 수 있다는게 재밌다고 생각했다"며 "같은 이미진데 다르게 발현돼 다른 감정을 일으킨다는게 신기하다. 앞으로도 다른 매체로 구현해볼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원더버스의 앨리스>

일시 5.19.(목)~6.28.(화) 10:00 ~ 17:00

장소 노원문화예술회관 4층 노원아트갤러리

참여작가 전영진, 진영기, 추미림

관람료 무료

대상 전 연령

예매 노원문화재단 홈페이지

웹진 ’노원아띠’ 보러가기: https://page.stibee.com/archives/67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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